“서민증세-인사난맥 가장 큰 잘못… 野도 대안제시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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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2년]
문재인 캠프 10인의 비판과 자성

“경제와 인사에서 실패한 게 가장 큰 문제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10명이 진단한 ‘박근혜 정부 2년’이다. 이들은 ‘2년 동안의 성과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6명이 “없다”고 답했다. 현 정부에 날을 세우는 야당의 사정을 감안해도 평가는 매서웠다.

○ 지난 2년, “경제만 성공했어도 평가 달랐을 것”

우선 경제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대선 캠프 동행1본부장을 지낸 우윤근 원내대표는 “국민과 야당의 주문에 귀 기울이지 않는 ‘소통 부재’ 때문에 경제와 인사에서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에서 벗어나지 않고, 친기업 위주의 경제성장론과 낙수(落水)효과(고소득층의 성장이 다른 부문에 미치는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법인세 정상화보다 서민 증세에 공을 들인 게 특히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은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복지, 검찰 문제 등에서 ‘갈 지(之)’자 행보를 했다”며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오히려 혜택을 주는 쪽으로 잘못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프 정책특보실장을 맡았던 장병완 의원도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 감세 정책만 있었는데, 이번 정부는 대기업 감세를 유지하면서 서민 증세가 더해졌다”고 했다.

캠프 공감2본부장을 맡았던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 총의를 모으지 못한 채 고집불통 인사를 하면서 국정 난맥이 커졌고 활력이 떨어졌다”며 인사 난맥을 꼬집었다. 캠프 기획본부장을 지낸 이목희 의원은 “아무리 따져 봐도 성과로 꼽을 만한 것을 못 찾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이인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한중 관계를 강화하는 등 정상외교는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남은 3년, “경제 살리고 남북 관계에서 돌파구 찾아야”

야당 대선캠프 인사들은 현 정부에 남은 3년 동안 △경제 활성화 △남북 관계 개선 △소통 강화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의원은 “수출, 대기업 중심의 낡은 경제 정책을 버리고 중산층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산층이 두꺼워지면 소비 심리가 살아나게 된다”고 조언했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조언도 나왔다. 이인영 의원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실천해야 남북 관계가 풀릴 수 있다”며 “(북한에) 군사적 접근보다 경제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유기홍 의원은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이야기했지만 그에 걸맞은 정책은 없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보다 과감한 노력을 한다면 국면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홍영표 의원은 “대통령이 여야를 넘어 사회 전체와 소통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상황을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통합의 리더십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다. 캠프 공보단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인사시스템, 국정운영 스타일 등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위기에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참모와 내각 운영 방식을 바꾸면 ‘국정운영 기조가 달라졌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 위주의 인사에서 벗어나 소신 있게 국민만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5년 동안 아무것도 한 일 없이 (정권이) 끝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야당의 2년, “대안 제시 미흡은 반성”

당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목희 의원은 “연말정산 파동을 초래한 데에는 야당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야당이 뚜렷한 정체성에 입각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유기홍 의원은 “경제민주화 등 서민을 위한 정책의 원칙적 입장을 지키지 못하고 타협하거나, 힘에 밀린 부분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배혜림·황형준 기자
#서민증세#인사난맥#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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