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朴측, 룰 만들땐 가만 있다가 한달 지난뒤 ‘삿대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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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막판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건 규정을 만든 당 전대준비위원회(전준위),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각 후보 진영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 여론조사 관련 세칙을 정하면서 설문 내용 ‘지지 후보 없음’을 득표율에 합산할지를 모호하게 정한 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 세칙은 지난해 12월 29일 당 전준위에서 의결됐다. 세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준위는 물론이고 당 선관위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문재인, 박지원 의원 측 역시 한 달여 동안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문 의원 측은 지난달 말에야 여론조사 세칙에 충돌하는 부분이 있음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세칙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고 뒤늦게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지지 후보 없음’을 유효 투표로 해석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든 배경에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문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박 의원 측의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문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지지 후보 없음’을 유효 표에서 제외해야 득표율이 더 올라간다.

이에 박 의원 측은 “다양한 계파가 참여하고 있는 전준위 특성상 의도적으로 룰을 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전준위와 문 의원 측이 ‘실무자의 실수’라고 하는 건 핑계일 뿐”이라며 “룰을 정한 건 실무자가 아니라 전준위 위원들인데 뒤늦게 우리(박 의원 쪽) 탓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어설픈 룰을 만든 전준위나, 문제가 된 내용을 파악조차 못한 당 선관위나 한심하긴 마찬가지”라며 혀를 찼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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