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용 “연평도 포격후 골프친것 사과”… 정재찬 “대기업 총수 연봉공개 바람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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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처 장관-공정위장 후보 청문

긴장된 청문회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뉴스1
긴장된 청문회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뉴스1
“앞으로 국민안전처에서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지우겠습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는 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잇따른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일각에서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꼽는 것에 대해 선을 긋고 안전처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과 재난전문가 자질 논란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제기됐던 위장전입, 아파트 부당 취득,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차량 과태료 체납 등의 의혹들에 대해 여러 번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연평도 포격 이틀 뒤인 2010년 11월 25일 군 골프장을 이용한 것에 대해선 “세월호 사고 이후 4개월 동안은 골프를 치지 않았다”면서도 “(당시) 아주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도덕성 외에 전문성과 소신 부족도 문제가 됐다. 박 후보자는 안전처의 현안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추후 서면 답변하겠다”는 말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하자 박 후보자는 “아직 파악이 안 돼 답을 못하겠다”고 답했다.

39년 넘게 군에서 복무하다가 2008년 3월 해군 대장으로 예편한 박 후보자에게 노련한 지휘관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16은 쿠데타인가, 아닌가”라고 돌발 질문을 던지자 답변을 주저했다. 정 의원이 ‘서면 답변서에는 군사정변이라고 적었다’고 말하자 박 후보자는 “그 사항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안행위는 5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반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이례적으로 ‘신상털기’식 질의 대신 정책 검증 위주로 진행돼 호평을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건설사들에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해 한국 건설산업이 발목을 잡히고 있으니 공정위가 해법이나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정 후보자는 “과징금 수준이나 규모가 회사를 망하게 할 정도의 수준인지 아닌지 과징금 검토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어긋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이어진 답변에서 “대기업 총수의 연봉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만 연봉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어 등기이사에 등재돼 있지 않은 대기업 총수는 연봉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그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필요성도 언급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대기업집단(그룹)의 금융계열사와 제조업계열사 간 자본의 흐름을 막는 일종의 ‘방화벽’ 역할을 하며 금산분리 강화를 위해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김준일 기자
#박인용#정재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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