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 건조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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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온라인 군사매체 의혹 제기
“美 정보당국, 미사일 발사관 포착… 알래스카-괌기지까지 타격 가능”
한국정부 “3000t급 개발 징후없어”

2014년 6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해군 제167군부대 소속 잠수함 망루에서 해상훈련을 지휘하는 모습. 사진 출처 노동신문
2014년 6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해군 제167군부대 소속 잠수함 망루에서 해상훈련을 지휘하는 모습.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보수 성향 온라인 정치·군사전문 매체인 ‘워싱턴 프리 비콘(WFB)’은 26일(현지 시간) 북한이 핵 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WFB는 익명의 군사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최근 북한 잠수함에서 미사일 발사관(missile launch tube) 한 개를 관찰했다”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에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또 북한이 이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WFB는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소련제 SS-N-6 SLBM을 은밀히 사들였으며 이를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개량했다는 것이다.

사거리가 최대 4000km에 이르는 이 미사일을 잠수함에 장착해 발사하면 러시아 사할린 섬 근처에서 미국 본토인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 한반도 서해에서는 일본 오키나와나 필리핀, 괌의 미군기지를 각각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매체는 관련 정보가 입수된 시점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6월 잠수함 망루에 올라 해상훈련을 지휘하는 사진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이후여서 더욱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군사 분석가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WFB는 전했다. 첫째는 문제의 잠수함이 소련제 또는 중국제 모델을 변형한 로미오급(1800t) 디젤 잠수함의 변형일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북한이 1990년대 중반에 구입한 소련제 골프급(3500t) 미사일 발사 잠수함의 변형 또는 복제 모델일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인 군사연감인 제인 함정 연감은 1994년 5월호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골프급과 로미오급 등 40척의 퇴역 잠수함을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SLBM을 전력화하려면 수직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는 3000t급 이상 잠수함이 필요하다. 만약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골프급 잠수함을 역해체하는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면 SLBM 보유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미 해군연구소의 에릭 베르트하임 연구원은 WFB 인터뷰에서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난관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SLBM 보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아직 북한이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잠수함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중발화기술 보유 국가는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정성택 기자
#군사매체#탄도미사일#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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