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8일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해 온 20대 북한 지도자의 첫 정상회담 상대로 몽골 대통령이 나선 배경에는 △북-몽골 간 양자 교류 강화뿐만 아니라 △북-일 교섭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몽골의 외교 전략 등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28일 북한을 공식 방문해 김정은과 회담하고 양국 간 이슈와 지역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호관계를 지속해 온 몽골로부터 경제 개발을 위한 지원을 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몽골은 북한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750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 국가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몽골의 건설 현장에 투입돼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양국 간 고위급 교류도 강화되는 추세다. 몽골은 7월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대외정책고문 일행에 이어 9월에는 정부 경제무역대표단을 평양에 보냈다. 이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강석주 내각부총리 등과 만나 양국 간 협력 방안 의정서까지 체결했다. 8월에는 북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몽골을 방문해 대통령 및 사법상과 회담했다.
몽골은 북-일 교섭의 중재자 역할을 통해 외교적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도 해 왔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일본이 북한과 납치피해자 문제를 논의하는 ‘제3국 장소’로 활용돼 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담당상이 3월과 7월에 각각 몽골을 방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과 몽골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일본을 포함한 삼자 관계도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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