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재인과 110만표差… 서울-호남 빼고 전승
경제-안보-종북 위기의식이 보수층 대결집 불러
1987년 직선제후 첫 과반… 1500만표 최다득표
朴 당선인 “민생-약속-대통합 대통령 되겠다”
“국민행복시대 열 것”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밤 당선이 확정된 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찾아 당선을 축하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탄생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뒤 49년 전인 1963년부터 1979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박근혜 당선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96.2%가 개표된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1519만3940표(51.6%)를 얻어 1410만5397표(47.9%)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08만8543표(3.7%포인트) 차로 제쳤다. 대통령직선제가 재도입된 1987년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이자 최다 득표 당선이다. 인구 증가로 유권자가 처음으로 4000만 명을 넘은 데다 의미 있는 제3후보가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이 승리한 것은 향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와 이달 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으로 인한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의식’이 보수층을 총결집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라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 등 일부 정치권에 대한 종북 위기감도 보수층의 결집을 견고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투표율 75.8%에도 박 당선인이 승리한 것은 보수층의 대결집과 함께 인구 고령화에 힘입은 바 크다. 고질적 지역갈등이 다소 옅어진 반면 세대 간 대결 양상이 또렷해진 것은 우려할 대목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65% 이상이 문 후보를, 50대 이상의 70% 가까이가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박 당선인이 문 후보를 눌렀다. 특히 충청 강원 등 중부벨트에서 문 후보와의 득표 차를 두 자릿수로 벌린 게 주효했다. 광주 전남북에서 박 당선인은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10.5%를 얻어 1987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 후보 호남 두 자릿수 득표’란 숙원을 이뤘다. 문 후보는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 각각 30%대 후반, 10%대 후반 득표로 선전했지만 수도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밤늦게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선 문용린 후보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선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당선됐다. 대통령, 서울시교육감, 경남도지사 선거를 보수우파 후보들이 싹쓸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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