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안개화법… 安캠프서도 “文지지” “유보” 해석 엇갈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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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安 ‘모호한 멘트’에 분분… 해단식에 지지자 1200명 몰려

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엔 캠프 관계자 3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2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해단식이 열린 6층은 발 디딜 틈이 없어 안 전 후보를 보려는 지지자들이 단상 쪽으로 나아가려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마치 출정식 같은 분위기였다.

캠프 정책을 총괄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 윤영관 서울대 교수, 안 전 후보의 멘토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자문 그룹도 대거 참석했다.

푸른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선 안 전 후보는 거듭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를 강조했다. 목소리 톤도 평소보다 높고 단호해 지지자를 결집해 정치 세력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그는 지지자, 팬클럽 회원, 캠프 관계자, 정책포럼, 국정자문단, 국민소통자문단, 자원봉사자들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지난 66일간 바로 여러분이 안철수였다. 여러분께 평생 다 갚지 못할 빚을 졌다”라고 말했다.

학원 강사 출신의 자원봉사자 하윤희 씨가 “내 마음의 대통령, 안철수 후보님께”로 시작하는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자 안 전 후보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선거 과정을 담은 슬라이드 영상 ‘안철수의 약속, 66일간의 기록’은 마지막에 ‘The End’ 대신 ‘The And’란 자막이 올라와 그가 향후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해단식 뒤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일일이 사진을 찍었다.

지지자들에 대한 메시지는 강렬했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에 대해서는 화법이 모호해 캠프 내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왔다. 평소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반대한다”라고 강조해 왔지만 이날은 그런 언급도 없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라고 연락이 왔고 이를 감안해 돕겠다는 뜻을 최대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곧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보다 “대선이 국민의 여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라는 비판에 무게를 두자 한 실장급 관계자는 “선거에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사라져야 문 후보 지원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들렸다”라며 유보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유민영 대변인은 “전제조건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이번 선거가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통합하고 정치혁신, 정치개혁의 희망을 주며 경제위기를 대비하고 사회대통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한 것에 대해 다른 실장급 관계자는 “바로 그 부분을 자신이 가려는 정치의 길로 강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캠프를 떠나기 전 기자들이 문 후보 지원에 대해 묻자 “해단식에서 제가 말씀드린 것을 다시 읽어 보시면 된다. 다시 질문 안 받을 줄 알았는데…”라며 답을 피했다. ‘문 후보를 언제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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