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21]“文 친노패권 위해 의원 유지” vs “朴 주변엔 돌아온 수구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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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文캠프가 말하는 상대 약점 3가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7일 운명의 ‘22일 대전(大戰)’에 돌입했다. 두 후보 측은 유세 첫날부터 상대방의 약점을 직접 공격하며 난타전 양상을 보였다. 두 캠프가 생각하는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짚어 봤다.

○ 朴 “내려놓는 세력과 권력집착 세력의 대결”

박 후보 측은 문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면서 지역구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은 부분이 두고두고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박 후보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는 물론 패배하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과 달리 문 후보는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놓지 않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 부산 지역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사나이 정서가 강한 부산에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문 후보에 대해 ‘비겁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캠프는 문 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거부한 것은 대선 패배 이후 당권을 지키겠다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권력욕 때문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는 친노 세력과 호남 기반 세력이 혼재돼 있어 (대선에서 지더라도) 친노 세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문 후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대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안철수 전 후보에게 당권을 내줄 순 없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란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

새누리당이 안 전 후보가 사퇴 직전 측근에게 말했다는 “내가 아는 문재인이 아니었다” “저쪽(문 후보)이 더티하다”라는 이야기를 반복하며 공격하는 것도 깔끔하지 못했던 단일화 과정의 틈을 벌리려는 전략이다.

문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연대설도 공격 소재다. 안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통진당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매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의 종북, 부정 경선 이미지를 문 후보와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 文 “미래 대 과거의 대결”

문 후보 캠프는 대선을 ‘미래 대 과거’의 대결 구도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 후보를 ‘미래’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후보를 ‘과거’로 몰겠다는 것이다. 역대 대선 표심이 미래의 이미지를 차지한 쪽에 호의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한 선거 전략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와 캠프 참모들은 연일 ‘미래’와 ‘과거’를 외치고 있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은 문 후보와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박 후보와 함께 과거에 머무를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박 후보의 역사관과 주변 인물들은 민주당의 주요 공격 지점으로 지목된다. 박 후보를 ‘과거’로 규정하면서 기득권과 특권층 이미지까지 덧씌워 ‘서민 문재인’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젊은층과 서민·중산층의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허영일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 후보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이인제 의원이 이끄는 새누리당은 ‘준비된 미래세력’이 아니라 ‘돌아온 수구세력’”이라고 폄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를 개혁해야 하는 ‘구 정치’로 몰아 ‘새 정치’를 원하는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가 이명박 정권의 공동 책임자라는 점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밑바닥 정서에 이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실정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길진균·동정민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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