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 측은 27일로 예정됐던 캠프 해단식을 연기한 것에 대해 “후보 사퇴로 상실감이 큰 지지자들의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6일 안 전 후보의 사퇴를 반대하며 20대 남성이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옆 건물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등 지지자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 측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안 전 후보가 참석하는 해단식 준비에 바빴다. 정책포럼, 지역포럼 전문가와 관계자 등 300명 이상의 참석도 예정됐다. 그런데 오후 5시경 캠프 관계자들에게 해단식을 연기한다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의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팀장과 실장급 간부들이 지지자들의 마음이 동요하는 상황을 공동선대본부장들에게 알렸고 본부장들이 후보와 상의했다”며 “최종적으로 후보가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의 해단식 연기 결심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서 보인 모습에 대한 실망과 불신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캠프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는 기존 친노(친노무현계)와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은 행태를 보이더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 측이 ‘해단식 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만나 지원에 나설 것’이라거나 ‘정권교체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얼마나 열심히 도울지에 달렸다’는 식으로 설명하자 다시 화가 났을 것이라는 얘기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단식은 이번 주를 넘기진 않을 듯하다. 해단식에서 안 전 후보는 정치혁신과 정권교체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원칙과 함께 ‘안철수식 정치’의 비전과 로드맵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캠프 핵심인사들은 안 전 후보가 제시할 비전과 로드맵에 뜻을 함께하기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안 전 후보가 백의종군을 공언한 만큼 선거기간에 어떤 형태로든 문 후보를 지원하겠지만 문 후보 측에 합류하거나 함께 유세를 하는 등의 적극적 행보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전국을 누비며 강연 등을 통해 정치개혁과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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