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이가 가니 철수가 철수한다”…단일화 뼈 있는 말말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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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캠프 ‘아니 된다’는 뜻 말할때 “安이 되옵니다”
새누리 “민주 지리멸렬, 安은 양두구육” 사자성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선 요즘 즐겨 쓰는 건배사가 있다. 한 사람이 “재인이가 가니”를 선창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철수가 철수한다!”를 외치는 형식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캠프 전체가 전투태세에 돌입하면서 문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건배사까지 나온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8일 “누군가 우연히 ‘철수가 철수한다’는 말을 꺼냈다는데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와 건배사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도 신조어를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요즘 내부 회의에선 ‘안이 되옵니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한다. 공약과 전략 등을 논의할 때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아니 된다’는 표현을 응용해 ‘안이 되옵니다’로 바꿔 말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힘 빼기를 위해 네이밍(naming·이름 붙이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야권 단일화 국면을 사자성어 5개로 정리해 설명했다. 그는 “제1야당인 민주당은 공약도 못 냈고 후보를 낼지도 결정을 못해 ‘지리멸렬(支離滅裂)’한 모습”이라며 “안 후보는 정치 쇄신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태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겉으론 양고기를 파는 척하는데 사실은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우왕좌왕(右往左往)하고 있다”면서 “국민은 15년간 담금질된 강철이 누구고 아직 그저 철분이 섞인 자연석이 누군지 ‘옥석구분(玉石區分)’을 충분히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는 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대선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는 ‘후보사퇴협의’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화학적 결합이 포함돼 있는데 이념이나 가치가 다른 분들이 후보를 단일화한다고 말하면 후보 사퇴, 후보 포기를 바꿔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널A 영상] 야권 단일화에 임하는 안철수 ‘진짜 속내’는?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문재인#안철수#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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