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 “이해찬-박지원 경선 도우려 10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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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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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민주 공천뒷돈 수사 중간발표… 4명 구속 기소

검찰이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 씨(구속)로부터 “이양호 서울 강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 3명(구속)을 비례대표로 공천해 달라고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청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14일 민주당 공천뒷돈 제공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일 전 박 원내대표를 서면조사했다. 검찰은 공천뒷돈 일부가 박 원내대표에게 건네졌는지, 양 씨가 시민선거인단을 모집하는 과정에 공천뒷돈 일부를 쓴 사실을 박 원내대표가 알고 있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박 원내대표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박지원-이해찬 경선 도왔다” 진술

양 씨는 검찰 조사에서 ‘민주당 1월 전당대회 때 박 원내대표, 6월 전당대회 때 이해찬 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시민선거인단을 모집했고 이 과정에서 (공천뒷돈 일부인) 10억 원가량을 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월에는 27만여 명, 6월에는 4만여 명의 선거인단을 모집했는데 이 과정에 각각 수억 원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본보 8월 31일자 A1면 양경숙 받은 돈 일부 박지원 경선때 쓴 듯
▶본보 9월 3일자 A6면 양경숙, 6월 민주 全大때도 ‘뒷돈’ 푼듯

검찰에 따르면 양 씨는 평소 관리하던 카페지기 300여 명과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짧은 시간에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지난해 말 양 씨를 만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는데 선거인단 모집을 도와달라”고 먼저 요청한 정황도 포착했다. 양 씨는 선거인단 모집 현황을 보고하기 위해 박 원내대표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냈고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올해 6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는 모두 3849건이나 됐다.

○ 현금화된 6억 원이 수사 핵심

양 씨가 공천희망자들에게 받은 돈은 약속한 47억 원 가운데 40억9000만 원. 검찰은 양 씨가 이 가운데 약 20억 원을 선거홍보사업에 쓰고 약 10억 원은 선거인단 모집 및 문자메시지 발송비용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약 5억 원은 라디오21과 서프라이즈 등의 회사운영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나머지 6억여 원이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현금화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의 최종 종착지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이 돈이 박 원내대표 등 정치권으로 흘러갔는지 여부가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날 양 씨와 공천희망자 3명을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공천희망자 3명에 대한 공천 청탁을 직간접으로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금품 전달 여부를 확인 중이다. 공천희망자들이 “올 3월 박 원내대표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직접 공천을 부탁했다”고 진술한 데다 이 씨가 “박 원내대표가 지난해 말 통화에서 ‘양 씨의 사업을 잘 도와주고 선거인단 모집을 도와달라’고 먼저 부탁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는 양 씨에게 돈을 건넨 이양호 이사장 등 3명이 비례대표를 신청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어떤 역할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대검 중수부가 양 씨 등을 기소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내려보낸 데 대해서도 “망가진 중수부 체면을 모면하려는 꼼수”라며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의 용퇴를 요구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양경숙#민주 공천뒷돈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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