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민주, 한손으론 때리고 한손으론 손잡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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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까지 연대 필요하지만 중도-부동층 등돌릴까 걱정
박지원 “야권 절체절명 위기”… 자신만이 해결사 논리 주장
김문수 “종북파들이 문제”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 파트너인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으로 끙끙 앓고 있다. 연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2인 3각’의 공조 체제를 유지해야 하지만, 무턱대고 계속 손을 잡았다간 민주당까지 도매금으로 ‘부정선거 세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중도층과 부동층 공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민주당은 부정선거를 강력 비판하면서도 통진당에 자정의 기회는 주자는 입장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선거에서 그렇게 큰 부실과 부정이 있었다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통진당이 뼈를 깎는 자기 쇄신을 통해 다시 태어난 다음 더 나아가는 통합과 연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합동토론회에서 부정선거 파문에 대해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야권에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다시 한 번 큰 리더십을 발휘하고 야권 통합을 이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이 통진당 위기의 해결사로, 통진당 사태를 이용해 자신에게 쏟아지는 ‘담합’ 비판을 피해 가려는 의도다.

민주당 온건파 등에선 “이번 파문을 계기로 민주당이 과격 진보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총선 때 야권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통진당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보는 사람들은 이제부턴 ‘선택적 공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번 부정선거 파문은 대선까지 계속될 초대형 악재”라고 규정한 뒤 “주요 공약이나 이슈별로 연대의 수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계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 성향 정당들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종북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형익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3일자 한겨레신문 기고에서 “부정선거 사건은 사태의 속성상 정당 해산에 이를 만한 중대한 정치적 범죄행위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건으로) 대선에서 이른바 ‘민주세력’이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은 그만큼 더욱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박지원#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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