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선수에 룰 맞추는 건 말 안돼”… 김문수-정몽준-이재오 변경요구 일축

새누리 대선후보 경선, 또 룰이 문제
9석 석권한 강원도 방문… 총선후 첫 전국투어 시작

“악수 한번 합시다”… 박근혜 경호원 진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을 찾은 가운데 한 시민이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자 경호원이 진땀을 흘리며 막고 있다. 박 위원장은 유세 기간 생긴 손 통증이 아직 낫지 않았다. 원주=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경기의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서 경기를 하는 것이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춰서 하는 건 조금 말이 안 되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 대권주자들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방식을 변경하자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올림픽스타디움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를 방문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김 지사와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은 기존 ‘대의원, 당원, 국민선거인단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2 대 3 대 3 대 2’ 비율로 하는 경선을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는 “완전국민경선을 해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도 했다. 4·11총선을 거치며 당의 친박(친박근혜) 색깔이 강해져 비박 후보로선 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선거인단을 구분하지 않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꾸려 대선 후보를 뽑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친박계가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친박 인사가 당 대표를 맡는 건 공정 경선을 위해 맞지 않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출마할 분들이 출마를 하고 당원들이 (대표를) 선택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과 대선캠프 구성 계획에 대해선 “아직 비대위도 끝나지 않았고 지금은 새 지도부 선출과 공약의 실천에 집중할 때”라면서 “당의 새 지도부도 만들어지지 않은 지금 (대선 출마를) 이야기하는 것은 혼란만 줄 뿐이고 당이 정상화된 후에 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4·11총선에서 9석을 모두 석권한 강원에서 총선 후 전국투어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춘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보여주신 강원도민 여러분께 감사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큰 호응에 어떻게 보답을 하느냐. 무엇보다도 강원도민께 드린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스마트폰도 한번 팔면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주는 것처럼 공약도 실천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민과의 신뢰와 약속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친이(친이명박)계였던 강원도당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강원 총선 승리와 관련해 박 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박 위원장을 모시고 우리 당선자들이 똘똘 뭉쳐 강원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평창=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