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동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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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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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평양지휘부-핵시설 타격가능
탄도미사일, 축구장 수십개 면적 초토화

“미사일 한 기로 축구장 수십 개 면적을 초토화하고, 1000km 밖에서 특정 건물의 창문까지 골라 명중시킬 수 있다.”

국방부가 19일 한국군의 최신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실제로 군 당국이 이날 공개한 40초 분량의 미사일 시험발사 동영상은 그 능력을 충분히 실감하게 했다.

대형 차량에서 시뻘건 불꽃을 뿜으며 수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현무-2로 추정)은 목표물 상공에 도달하자 30여 개의 자탄(子彈)으로 쪼개져 큰 원형으로 이뤄진 목표 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각 자탄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강철비’를 뿌려 표적 주위의 광범위한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 미사일은 미국에서 도입해 실전 배치한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킴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에이태킴스 1기는 축구장 4개의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현무-3으로 추정되는 순항미사일은 발사된 뒤 비행을 거쳐 사각형 건물 모양의 표적 옆 부분과 지붕을 각각 한 치의 오차 없이 관통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1000km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어디에서 쏴도 평양 지휘부는 물론이고 북-중 접경지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에 맞먹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사거리 500km인 현무-3A와 1000km의 현무-3B에 이어 사거리 1500km의 현무-3C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공개하는 등 잇단 도발 위협을 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우리 군의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은 1970년대 초 첫 국산 탄도미사일(백곰) 개발을 시작으로 축적해 온 미사일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 정확도와 파괴력을 높인 현무 탄도미사일을 시작으로 사거리와 정밀도를 계속 늘려왔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은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최대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 이내로 제한돼 ICBM급 능력을 갖춘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에 정부는 제한 사거리를 800∼1000km로 늘리기 위해 미국과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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