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경쟁 점화… 안정론 vs 쇄신론 vs 화합론

  • 동아일보

내달초 원내대표-중순 당대표 선출

새누리당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음 달 초에는 원내대표를, 중순에는 당대표를 잇달아 선출한다.

당대표를 놓고는 크게 두 지각이 충돌한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충청권 좌장인 강창희 당선자가 6선 고지를 밟으면서 가장 먼저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떠올랐다. 차기 당대표는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보조를 맞추면서 ‘헛발질’을 하지 않을 안정감이 최우선 조건이라는 논리에서다. 2006년 강재섭 전 의원과 이재오 의원이 당대표를 놓고 겨룰 때도 박 위원장은 내심 강 당선자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고 나온 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이다. 김 전 위원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강 당선자는 8년 동안 원외에 있던 사람으로 정치적 감각이 무뎌졌을 것”이라며 “당의 새로운 이미지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의 표를 확장하기 위해 수도권 출신 대표가 나와야 한다”며 남경필(5선), 정두언 의원(3선)을 당대표 후보로 거명했다.

수도권 대표론은 ‘권력 분점론’에 기반하고 있다. 대구·경북(TK) 출신인 박 위원장이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대표는 수도권에서, 원내대표는 부산·경남(PK)에서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대선까지 개혁 이미지를 이어가려면 쇄신파를 ‘당의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쇄신파의 ‘튀는 행보’다. 당의 주류인 친박계가 이들에게 선뜻 당의 운명을 맡기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쇄신파들이 총선에 앞서 중앙당 해체를 주장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출신이면서 안정감이 있는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꾸준히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과열경쟁을 막고 조용하게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 현재 20만 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의 의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내대표 후보로는 서병수 원유철 이병석 이주영 의원(이상 4선) 등이 거론된다. 서 의원은 정책에 밝고 친박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점이, 현재 정책위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박 위원장이 강조한 ‘공약 실천’에 적임자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원 의원과 이병석 의원은 ‘화합형 인사’를 강조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새누리당#당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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