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표밭 현장을 가다]<6>부산 부산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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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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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vs 서민通 vs 지역通

《 부산의 부산진갑은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 무소속 정근 후보가 팽팽한 3파전 양상이다. 세 후보는 모두 서로가 1위를 기록한 여론조사를 제시하며 승리를 자신한다. 부산의 한복판에서 나 후보는 경제전문가를, 김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정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
■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

부산 부산진갑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가 1일 오전 초읍동 성지성당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부산 부산진갑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가 1일 오전 초읍동 성지성당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일 부산진구 양정성당에서 만난 나성린 후보는 얼굴이 핼쑥했다. 18대 비례대표 의원인 그에게 4·11총선은 첫 선거다. 그만큼 외면하는 유권자들을 쫓아가 허리를 숙이는 일이 아직은 익숙지 않아 보였다. 양정성당 앞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던 나 후보는 미사가 끝났다는 소식에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기도 했다.

선거 초반 그를 괴롭힌 것은 몸의 고단함보단 ‘낙하산 공천’이라는 상대 후보 진영의 공세였다. 그가 당초 부산 중-동에 공천을 신청한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그가 홍보물에 ‘(부산진구 당감동) 부속상 골목의 아이가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문구를 앞세운 것도 지역 연고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양정성당에서 인사를 마친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해 곧바로 당감시장으로 향했다. 박 위원장이 총선을 위해 부산을 찾은 것은 이번이 4번째. ‘박근혜가 선택한 경제전문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나 후보는 선거 초반 인지도 열세를 극복하고 ‘당 대 당’ 선거 구도가 형성되면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부산(59)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18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경실련 정책위의장

부산=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부산 부산진갑)가 1일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등산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부산 부산진갑)가 1일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등산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년 후퇴했다! 이제는 안 속는다!’ 김영춘 민주통합당 후보의 명함에 새겨진 구호다. 70대의 지역 주민이 직접 조언해준 표현. 김 후보는 “새누리당에 분노하는 중·장년층의 가슴을 찌르는 말”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지리적으로 부산의 중심임에도 낙후된 저개발 지역이라 서민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캠프는 김 후보가 당 서민생활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한 서민경제통인 반면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는 전형적인 재벌경제 옹호자라고 강조했다. 한 교회 앞에서 김 후보를 만난 70대 할머니는 민주당 기호인 2번과 승리를 상징하듯 손으로 ‘V’를 그렸다.

캠프는 고무돼 있다. 새누리당의 절반인 민주당 지지도와 달리 후보 지지도는 박빙이기 때문.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근 후보가 보수층 표심을 분산시키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에 올라가지 않고 지역을 누볐다. 끼니를 거르고 차로 이동하며 호떡, 붕어빵으로 해결할 때도 많다. 몸무게가 빠져 주민들로부터 “에x다(여위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부산(50) △부산동고, 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16, 17대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부산=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무소속 정근 후보


부산 부산진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근 후보가 1일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입구에서 한 상인의 손을 잡으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부산 부산진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근 후보가 1일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입구에서 한 상인의 손을 잡으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부산진갑 선거의 최대 복병은 정근 후보다. 그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나섰다. 30여 년간의 지역기반이 그의 힘이다. 안과와 종합병원을 운영하며 웬만한 동네 주민과 안면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럼에도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 그의 운동원들은 “당근은 먹고 정근은 찍고”를 반복했다. 그의 명함도 당근 모양이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우호적 정서는 그가 뛰어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그가 유권자들을 만날 때마다 “당선되면 새누리당에 들어가 박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호소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평생이웃’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그는 “맨날 서울사람만 찍어주면 지역을 위해 누가 일하느냐”며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3, 5일 잇따라 열리는 후보토론회에서 지역 현안을 집중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과거 화장터 등이 있어 지역 이미지가 좋지 않은 당감동을 서면동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남 진주(52) △진주고, 부산대 의대, 부산대 의학박사 △온종합병원 명예이사장 △정근안과원장 △부산시의사회 회장 △부산YMCA 이사장

부산=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민주통합당#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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