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영선 최고위원(사진)이 21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명정대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고위원직과 ‘MB(이명박)정권 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공천 내홍이 최고위원 사퇴로까지 번지면서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향후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도 크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와 기자회견에서 “공천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 자기성찰과 혁신이 부족한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한 시선을 외면하기 힘들었다”며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을 위해 영입한 인사들이 모두 낙천했다”며 MB정권 비리진상조사위 부위원장인 유재만 변호사와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의 공천 탈락을 지적한 뒤 “보이지 않는 손은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 한 대표도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토로했다.
유 변호사는 당초 비례대표 16번에 내정됐지만 20일 저녁 확정된 명단에서는 아예 빠졌다. 유 교수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역구였던 전북 전주 덕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 지도부의 ‘수도권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전주 덕진 예비후보 등록을 취소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박 최고위원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선 “여기서 멈추는 것이 당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최고위원이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은 문성근 최고위원이 주축이 된 친노(친노무현) 및 사회단체세력과 권노갑 상임고문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계와 사회단체세력은 ‘검사 출신 원천 배제’를 요구했고, 권 고문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현대 비자금 수사 때 중수2과장으로 자신을 기소했던 유 변호사와 관련해 한 대표에게 여러 차례 “공천은 절대 안 된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유 교수는 친노와 껄끄러운 정동영 고문과 가깝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얘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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