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王이 된 전직 3선의원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김운환 씨 재판중 또 사기행각… 이번이 4번째

“나, 3선(13∼15대) 의원이야.” 계약금 명목으로 2000만 원만 주면 150억 원짜리 병원 신축공사를 따내주겠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상대는 3선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이 아닌가. 사돈이 병원 이사장이라고도 했다. 건설업자 박모 씨는 솔깃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는 14일 병원 건립공사를 수주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김운환 전 국회의원(66·사진)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09년 8월 H대 의료원 이사장과 사돈지간임을 내세워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병원 건립공사를 수주하게 해주겠다”며 박 씨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김 전 의원은 계약금뿐만 아니라 아들 명의로 빌린 대출이자에 사위와 딸의 미국 출장비 명목 등으로 모두 4차례에 걸쳐 985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의원이 사기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2월 같은 수법으로 조모 씨 등 4명을 속여 5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회사 인수자금을 빌려달라며 지인으로부터 5억5000여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절을 지어주겠다고 스님을 속여 돈을 받아 낸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부대변인, 민자당 조직국장, 새천년민주당 총재특보를 지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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