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비리 연루자 공천을 둘러싼 당내외 반발의 중심에 선 임종석 사무총장이 총장직 사퇴 및 공천 반납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총장은 6일 밤 측근들에게 “미치도록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거취를 당에 맡기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명숙 대표도 그에게 총장직 사퇴나 공천 반납을 권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그를 발탁한 한 대표의 리더십을 크게 훼손할 것이지만 더는 임 총장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도 최고위원회의와 총선 관련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한 최고위원 측은 “자신의 거취를 논의하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날 대부업체 ‘굿머니’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신계륜 전 의원을 서울 성북을에 공천하는 등 단수후보 13곳, 경선지역 4곳을 포함한 5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경기 수원정(영통) 후보로 확정됐고, 문학진(경기 하남)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갑), 최재천 전 의원(서울 성북을)도 공천됐다. 울산 북구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상범 전 북구청장이 확정됐다.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와 판사 출신인 임지아 변호사는 각각 서울 서초갑·을에 전략공천됐다. 서울 동대문갑은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다.
당내에선 ‘금고형 이상 비리 전력자에 대한 심사 배제’라는 기준이 고무줄처럼 적용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에 공천받은 신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선 ‘비리 연루자 배제’ 원칙에 따라 낙천했다. 반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서울 중랑갑 공천에서 탈락했다. 신 전 의원은 1월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 캠프에 속했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천의) 실타래가 크게 엉켜 버렸다. 해결책은 단번에 잘라내는 것”이라며 사실상 임 총장 등 비리 연루자의 공천 취소를 요구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내가 민주당원인데 이렇게 부끄러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경선지역으로 확정된 서울 동대문갑은 6일 전략공천지역으로 변경됐다. 유종일 당 경제민주화특별위원장을 이곳에 투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돌자 이곳 예비후보들은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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