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종로가 뜨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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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1번지’ 서울 종로 선거구가 이번 4·11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빅 매치’의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사이트인 ‘위키트리’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선 이미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힌 비례대표 조윤선 의원과 이 전 수석이 후보 자리를 놓고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통합당에선 4선의 정세균 전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이명박 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걸고 싸울 수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제가 젊음과 땀을 바쳤던 곳이 바로 종로라는 점에서 이곳을 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기자 생활을 했던 직장과 홍보수석으로 근무했던 청와대가 모두 종로구에 있는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또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이어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까지 내준다면 다가올 대선에서 청와대 안방까지 내주는 참담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정권 재창출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각오와 신념으로 반드시 종로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친이(친이명박)계 배제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택한 것. 그는 “(종로가) 이명박 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걸고 싸울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곳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이곳에서 정치를 끝맺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의원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꿈을 종로에서 펼쳐 보겠다”며 재선을 노리는 첫 지역구로 종로를 선택했다. 전북 무주-진안-장수에서 4선을 한 정 전 대표는 일찌감치 이곳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사표를 낸 상태다.

종로에선 역대 총선 때마다 거물들이 격돌했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선 대선 후보 경선에서 실패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재기를 노리고 이곳에 나왔다가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곳에서 3선을 한 박 의원은 이번에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의 빅 매치로는 1996년 15대 총선이 꼽힌다. 당시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던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 이명박 후보, 국민회의 이종찬 후보,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종로에서 맞붙어 이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명박 의원이 선거비용 초과지출 혐의로 의원직을 물러난 후 치러진 1998년 보궐선거에선 노무현 후보가 당선돼 대권으로 가는 기반을 닦았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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