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착 위한 전용산업단지 포천-예산-충주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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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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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2012업무계획 보고

내년 경기 포천과 충남 예산, 충북 충주 일대에 탈북자들이 일하면서 주거까지 할 수 있는 ‘북한이탈주민 전용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정부가 탈북주민의 정착을 돕기 위해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탈북자가 2만3000여 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정세 급변으로 이탈주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체계적인 탈북자 정착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해양부는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2년 국토해양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탈북자 10% 이상 고용하는 산단 조성


국토부는 내년 탈북자 전용 산업단지 2, 3곳을 시범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시범단지의 유력한 후보지는 경기 포천시 신북면 신평리(49만 m²), 충남 예산군 고덕면(48만 m²), 충북 충주시 앙성면(20만 m²) 등 3곳이다. 포천 신평산단은 염색, 예산 신소재산단은 금속가공주물, 충주 앙성 패션산단은 의복·섬유 단지로 각각 조성되며 현재 보상이 진행 중이거나 임박해 내년 1∼3월이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식 국토부 국토정책국장은 “이곳 외에도 탈북자 전용산업단지를 원하는 지자체가 있으면 후보군에 포함해 내년 2월 중 시범단지로 확정할 계획”이라며 “내년 3월 말까지 건설공사에 착수해 2013년부터 기업이 입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범단지로 지정되면 진입도로, 폐수처리장 등의 건설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고 산업단지 전용 임대주택도 지을 수 있다.

국토부는 이들 산업단지에는 탈북자가 특별한 기술 없이도 일할 수 있도록 1차 가공산업 위주로 공장을 유치하고 전체 일자리의 10% 이상을 탈북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또 탈북자용 주거시설로 사용될 국민임대주택과 편의시설도 짓기로 했다. 산업단지에서 전체 근로자의 30% 이상을 탈북자로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용지 분양가를 20∼30% 낮춰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탈북자를 고용해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된 곳은 총 32개 업체로 내년에 15곳이 추가 지정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통일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과 공동으로 ‘북한이탈주민 산단고용촉진 지원단’을 구성하고, 기존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과 탈북자를 연결해주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 재건축 대형 아파트 대신 소형 2채 받는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본인 소유의 대형주택 대신 소형주택 2채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예를 들어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해 200m² 규모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조합원이 120m²와 80m²의 중소형아파트 2개를 갖는 식이다. 다만 본인이 거주할 주택 이외에 추가로 분양받는 1채는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하며, 임대기간에는 매매가 금지된다. 이원재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추가로 분양받는 주택의 규모와 의무 임대기간은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가 그동안 주택 투기를 염려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1명에게 분양권 1개만 갖도록 하는 ‘1조합원 1분양권’ 원칙이 깨지게 됐다. 이에 대해 이 정책관은 “소형주택과 임대주택 공급을 동시에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재개발 대상 지역에서 다가구주택으로 임대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재개발 후에는 주택 1채만 가질 수밖에 없어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들이 추가로 분양받은 주택을 이용해 임대사업을 할 수 있어 반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토부는 내년에 주택 45만 채를 공급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으로 책정된 21조5000억 원의 64%(13조7000억 원)를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 산업용지 20km²를 신규 공급하고 대구, 광주, 경북 포항시, 충남 서천군 장항읍, 경북 구미시 등 5개 국가산업단지도 본격 개발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시세보다 20% 싼 임차료로 이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 아파트형 공장’도 공급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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