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폭풍전야]“신공항 백지화땐 정부와 관계 단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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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5개 광역단체 격앙… 정부 최종평가작업 착수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의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백지화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그런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정치적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진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사업의 백지화에 따른 대안에 대해 “일부에선 몇조 원을 들여 김해공항을 당장 ‘확장’하자는 방안이 나오지만 그보다는 항공 수요를 보아가며 김해공항을 ‘보완’해 사용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2025년까지는 김해공항으로도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중앙 언론의 보도에 대해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는 “공식 발표가 아닌 만큼 평가 결과를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만약 백지화될 경우 정부와 국민, 수도권과 지방은 관계를 단절해야 하는 극단적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다.

영남권 지자체들은 “가덕도든 밀양이든 동남권 신공항은 경제성 논리가 아니라 지방 발전을 위한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는 절박한 생존권”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신공항 입지로 경남 밀양을 지지해온 대구지역 의원들은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신공항 사업 백지화에 결사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부산 가덕도를 지지해온 부산 의원들은 평가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태도다.

한편 국토해양부가 전문가들로 구성한 입지평가단은 이날 합숙장소로 소집돼 최종평가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평가단은 공항운영, 경제성, 사회·환경 등 3개 평가분야에 9명씩으로 구성됐다. 평가단은 이날 과거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를 포함한 각종 자료를 평가위로부터 넘겨받았다. 이들은 29일 낮 12시부터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각 지자체의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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