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백두산 화산’ 협의… 핵실험 연관성 밝혀질까

동아일보 입력 2011-03-29 03:00수정 2011-03-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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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첫 민간 전문가 회의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남북 협력사업을 논의할 전문가 회의가 29일 경기 파주시 문산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열린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북한 지진국장이 남측 기상청장에게 제안한 대로 남북이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위한 민간 차원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 백두산 화산 폭발 대비 길 열려

그동안 백두산 화산이 2015, 2016년경에 폭발할 것이란 경고가 중국과 국내 학계 등에서 제기돼 왔다. 2000년대 이후 화산 폭발 전조 현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2년 6월 중국 지린(吉林) 성 왕칭(汪淸) 현 지하 566km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백두산 일대 지진이 급증했다. 2002∼2005년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 주변 지형이 7cm 융기됐으며 지난해에는 두만강 하류 러시아 땅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백두산이 10세기 때 분화한 화산재 분출 규모는 지난해 유럽을 강타했던 아이슬란드 에이야’랴외퀼 화산(분출량 약 0.1km³)의 1000∼1500배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연구는 백두산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 등 외부 자료를 간접적으로 분석한 경우가 많아 예측에 한계가 있었다. 기상청 이현 지진관리관은 “현장 접근이 불가능하다 보니 대안으로 멀리서 백두산 화산 폭발을 ‘소리’로 감지할 수 있는 음파관측소 설립 등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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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번 전문가 회의를 통해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 흐름을 분석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각종 관측 장비를 백두산 일대에 배치해 꾸준히 분석하고 모니터링할 경우 3, 4일 전에 폭발 규모와 시기 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미리 재앙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향후 전문가 협의 결과에 따라 백두산 일대에 ‘마그마 배관 시스템(magma plumbing system)’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은 백두산 밑에 있는 마그마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의 속도로, 어느 정도의 양이 어디로 분출할지 예측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우선 지진계로 지진파를 분석해 마그마 위치와 힘 등을 분석한다. 황상구 안동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분화 조짐에 대한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며 “이후 데이터를 이용해 분출 시 일어날 재해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핵실험과의 연관성 주목

정부는 이번 백두산 협의를 민간 차원 접촉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 북한 핵실험과의 연계성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한 북한이 지금도 추가로 지하갱도를 굴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를 자극해 화산 폭발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뒤로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확산됐다. 풍계리가 백두산에서 110여 km 떨어져 있지만 문제는 거리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화산 폭발은 핵실험이나 지진에서 발생되는 에너지가 분출하는 곳으로부터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화산 밑 마그마 방에 과연 얼마나 많은 마그마가 들어 있느냐에 따라 분출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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