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 실태조사 완료… 투명성 보장돼야 지원” FAO 美대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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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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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미국 대표인 어서린 커즌 대사(사진)는 10일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유엔 산하기구들의 실태 조사가 오늘 끝났다”며 “미국을 비롯해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을 받은) 전 세계 주요 국가가 결과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는 커즌 대사는 이날 아시아 주요 언론과의 전화간담회(콘퍼런스 콜)에서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주요한 식량 후원국으로서 북한에 큰 관심을 갖고 지원해 왔다”며 “미국인들은 현재의 북한 식량사정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6개국 기자들이 참여했다. 한국에선 동아일보만 참여했다.

커즌 대사는 2008년 미국이 북한에 약속했던 식량 50만 t 중 17만 t만 지원되고 중단된 데 대해 “불행히도 북한이 우리의 식량분배 모니터링 방식에 동의하지 않아 지원이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식량지원을 재개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세계식량계획(WFP)과 FAO, 유니세프(UNICEF)가 북한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실태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정확한 식량 상황을 확인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져야 하고, 이후에도 북한이 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협조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커즌 대사는 지원 재개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해서는 “공동 조사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이라는 정치적 목표 때문에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일단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간담회에서 아시아 각국의 기자들은 FAO가 경고한 ‘제2의 식량위기’ 파장과 그 대응 방안, 기후변화가 농업생산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질문했다. 커즌 대사는 “식량 위기는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과 인프라 구축, 기술적 지원, 마케팅, 교역시스템의 선진화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결해 가야 할 문제인 만큼 각국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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