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에 와서 귀순4명 의사확인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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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족과 대질 수용못해”

北은 4인가족 동영상 공개… 귀순자들에 편지 공세도

청와대는 지난달 5일 표류해 월남한 북한 주민 31명 중 귀순 의사를 밝힌 4명의 자유의사 확인 문제에 대해 “북한 당국자들이 남쪽에 와서 직접 확인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9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요구대로) 4명을 판문점으로 데려가 북한 코앞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자유 의사를 확인하게) 할 수는 없다. 가족들이 협박을 받는 모습에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확인하겠다는 것은 전례도 없고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4명의 귀순 의사는 유엔사령부도 확인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4명에 대해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한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 통일부는 북한 당국자와 귀순한 4명 사이의 ‘화상 대화’를 통한 확인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오후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31명 가족 일동 명의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각각 보낸 편지에서 전원 송환 및 귀순자 4명에 대한 대면접촉을 요구했다. 북한은 또 귀순자 4명에게 북한의 가족들이 보내는 편지를 전달하면서 이를 본인들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가족들이 귀순자 4명에게 보낸 편지가 본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도적 기준에 따라 이를 전달할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의 비열한 귀순 모략책동을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는 제목으로 귀순자 4명의 가족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게시하며 전방위 선전 공세를 펼쳤다. 이 사이트는 한국 내에서는 접속할 수 없다.

동영상에서 귀순한 박모 씨(22·여)의 어머니로 자신을 소개한 김옥진 씨는 “역적패당이 부모들의 간절한 심정을 모질게 짓밟고 있다. 어머니의 품에 당장 돌려보내라”라고 말했다. 홍모 씨(44)의 아내라는 김현숙 씨는 “남조선 측의 말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듯한 말을 웅변조로 외쳤으며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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