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부상한 이슬람채권법… 기독교계 - 親李 일부도 “반대”

  • Array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오늘 한나라 조찬기도회 주목

기획재정부가 이슬람채권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핵심 법안 1순위로 선정한 뒤 이 문제가 정국의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을 지적한 본보 14일자 A8면 기사.
기획재정부가 이슬람채권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핵심 법안 1순위로 선정한 뒤 이 문제가 정국의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을 지적한 본보 14일자 A8면 기사.
한나라당의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최근 지역구 교회에 예배를 보러 갔다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험을 했다. 예배 때마다 공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를 해온 담임목사가 이슬람채권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이렇게 해서 이 대통령이 제대로 임기를 마칠 수 있겠느냐”고 경고하는 듯한 기도를 했기 때문이다.

중동 석유자금(오일머니)을 유치하기 위해 이슬람채권에 세제 혜택을 주는 이슬람채권법안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핵심 법안 중 1순위로 이슬람채권법안을 정했다는 본보 기사(14일자 A8면)가 나간 뒤 기독교계가 한나라당 지도부를 찾아와 법안을 처리하면 낙선운동에 나설 의사까지 밝혔고, 지역구 의원들에게는 지역 교계의 민원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 논의 초반부터 이슬람채권법안에 대해 “과도한 특혜”라며 반대해온 이혜훈 의원에겐 기독교계의 민원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 기독인회 회장을 지낸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게도 법안 처리를 막아 달라는 직간접적인 요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친이계에서도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친이계의 한 의원은 “장로 대통령이 나왔다고 기뻐하고 성공을 기도해 왔는데 이슬람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러다가 기독교계가 여권에 등을 돌리면 내년 총선이고 뭐고 어떻게 치르겠느냐”고 말했다. 친이계 의원 몇몇은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지역 교계의 불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22일 오전 당 기독인회(회장 이병석 의원)가 여는 조찬기도회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조찬기도회는 이슬람채권법안 논란이 커진 뒤 처음 열리는 행사다. 이상득 의원과 친박계 이경재 의원,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해 기독인회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의원 1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인회 소속 의원 중 이혜훈 황우여 김기현 의원이 공개적으로 법안 반대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기독인회 차원에서 이 문제가 논의된 적은 없었다. 기독인회 소속 한 의원은 “기도회인 만큼 예배 중 이슬람채권법안 처리에 대해 우려를 밝히는 내용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슬람채권법안의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가 다음 달 4일 비공개 공청회를 개최한 뒤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해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 관계자는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이 있는데도 경제적 사안이 종교논리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