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마시는 ‘커피’…디카페인 원두 수입량 年 1만t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8일 15시 24분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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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함유량을 줄인 ‘디카페인’ 원두 수입량이 처음으로 연간 1만 톤(t)을 넘어섰다. 한국에서 커피가 기호식품을 넘어 물처럼 마시는 일상 음료로 자리 잡은 가운데,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 중량은 총 1만40t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2021년(4755t)과 비교하면 4년 새 2배(약 111.1%)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 한 달간 수입량은 814t으로 전년 동기(734t)보다 약 11% 증가하며 역대 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카페인을 제거하지 않은 일반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 중량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일반 원두 수입 중량은 2022년 19만5375t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8만7787t, 지난해 18만4600만t으로 줄었다. 카페인이 함유된 원두 수입의 감소분을 디카페인 커피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늘어난 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함께 커피가 일상 음료로 자리 잡은 한국의 소비문화와 관련이 깊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잔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다. 일과 중에는 물론 저녁에도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수면에 방해가 되는 카페인을 줄인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디카페인 제조 공법이 과거 화학 용매를 사용하던 방식이 아닌 물이나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면서 맛과 향이 좋아진 것도 소비자 선호가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은 지난해 12월 구매딥데이터 보고서에서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면서도 건강이라는 부가가치까지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심리적 ROI(투입 대비 소비자가 얻는 심리적 만족감)’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는 성장세가 빠른 메뉴로 꼽힌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디카페인 카페 아메리카노는 대표 메뉴 ‘자몽 허니 블랙 티’를 제치고 연간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아메리카노 중 디카페인 아메리카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6.6%에서 지난해 13%로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매출이 2023년 대비 2배 늘었다. 저가 커피 업체도 마찬가지다. 메가MGC커피의 지난해 디카페인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70%, 빽다방은 330% 증가했다.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빠르게 늘자 정부도 디카페인 표시 기준 정비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커피의 디카페인 표시 기준을 국제 기준(EU 99%, 미국 97%)에 맞게 강화하는 ‘식품 등의 표시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기존에는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으로 표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카페인을 99.9%까지 제거해 커피 원두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일 때만 디카페인 표시를 허용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디카페인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이미 국제 기준에 맞춘 디카페인 원두를 사용중이지만, 디카페인 표시 기준이 강화되면 디카페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줄고 수요는 더 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표시 기준이 강화되면 소비자 신뢰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업체 간 품질 경쟁이 강화되면서 디카페인 시장이 더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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