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 레임덕 조짐 靑에도 여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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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성공후 “군 통수권자 결단 보여줬다” 홈피에 글 잇따라

‘아덴 만 여명작전’의 성공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권력누수 현상) 조짐을 떨쳐낼 수 있을까.

청와대 참모들은 23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처럼 밝은 표정 속에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1일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크게 줄고 그 대신 군 통수권자의 결단을 평가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참모는 “일시적이나마 청와대를 보는 민심이 부드러워졌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작전 성공으로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을 겪으며 손상을 입은 이명박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이 회복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은 삼호주얼리호 피랍 이튿날인 16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한국 선박을 현금박스로 여기는 해적들에게 분명한 신호를 보내자’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그러나 정치적 군사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구출작전의 최종 결단을 내린 주체는 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하고 있다. 한 참모는 “작전이 실패했다면 모든 비난이 이 대통령에게 쏟아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작전 성공은 냉랭하던 당청 관계의 회복을 앞당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불발로 그친 이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 시점도 당초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이 좋아질수록 당으로선 청와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최악의 구제역 사태에 따른 정부 책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 등 공격 소재가 일거에 묻히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또 이번 작전 성공이 이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인 것처럼 국민에게 비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제역 현장에서 사라졌던 이 대통령이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이 마무리되자마자 직접 TV 앞에 나서서 (특별담화를 통해) 공치사한 것은 어려운 정국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으로 보기에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번엔 칭찬받으러 국회 갑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에 대한 경과보고를 받기로 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보고를 받은 후 여야 의원들이 질의도 할 예정이며 사실상 군의 ‘쾌거’를 치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과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에도 국방위 전체회의와 간담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그때마다 장관과 군 관계자들은 “대처가 미흡하다”는 질책과 추궁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군에 문제가 있으면 국회가 나서서 질책하고 문제점을 따져야 하지만 잘한 일에 대해선 불러서 격려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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