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대학생과 通했다

  • Array
  • 입력 2011년 1월 23일 16시 59분


코멘트

경기도 대학생기자단과 ‘소통’ 주제로 트윗토론회 개최
최영함 함장에 위성전화로 격려, 트위터리안 응원글 쏟아져


(김문수 지사) 어떡하면 현빈처럼 부드럽게 보일 수 있을까요?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든 현빈 트레이닝복을 입으세요. ”
“살을 찌우세요. 볼살을 찌우면 좋으실 듯해요.”
“불가능합니다. 현빈이 나오는 TV를 없애 버리세요. 다시 태어나셔야 합니다.”

(김문수 지사) 우리 딸이 어영부영 허송세월하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지사님께서 보시기에 어영부영 하는 것 같아도 따님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딸을 믿고 응원해주세요.”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제가 내조를 잘 하겠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고민에 팔로워들은 각양각색의 답변을 쏟아냈다. 현빈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를 원한다는 김 지사의 트위터에 한 팔로워는 파란색 반짝이 트레이닝복을 입은 현빈 몸에 김 지사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즉석으로 올려 폭소를 자아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한 후 현재 실업상태인 딸 문제로 김 지사가 고민을 털어놓자 팔로워 둘은 뜬금없이 장인으로 모시겠다며 공개 청혼도 서슴지 않았다.

1월 22~23일 1박2일간 경기도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열린 ‘대학생 소통&공감 캠프’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과 김문수 지사가 세대 간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 이번 행사는 트위터와 블로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경기도가 마련했다. 경기도대학생기자단 2기의 연간 활동을 결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대학생기자단 1,2기 50여명과 파워트위터 10명, 파워블로거 5명, 인터넷매체 기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학생들과 소통&공감의 자리를 함께한 김문수 경기지사.
대학생들과 소통&공감의 자리를 함께한 김문수 경기지사.

첫날인 22일엔 ‘소통’을 주제로 한 트윗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현장에서 대학생들이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린 질문에 김 지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정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젊은이가 원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답했다.

민생탐방의 하나로 김 지사가 도내에서 20여 차례 택시운전 한 것을 두고도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택시로 돈 버는 게 상당히 어렵다. 대여섯 번은 적자가 났다. 벌어야 1~2만원이었다”며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버스로 민생탐방을 해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대형운전면허 자체가 없어 어렵다”고 웃어 넘겼다.

대학생들과 새해 소망을 담은 연을 만든 김문수 지사.
대학생들과 새해 소망을 담은 연을 만든 김문수 지사.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자신의 생각도 가감 없이 밝혔다.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전체를 고민하는 게 너무 적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지사는 “젊은이들의 관심이 다양하고 국제화해 가고 있지만, 북한이나 힘든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면서 “제가 이런 얘기하면 (젊은이들이) 답답해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한 학생은 “저희 나이 때는 6.25전쟁 등이 와 닿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주거나 행사를 열어주면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윗토론회에 앞서 대학생기자단이 미리 작성한 ‘소망엽서’를 가지고 트위터에 관해 김 지사에게 묻는 시간도 있었다. 학생들은 ‘팔로워 2만명 돌파하면 우리 번개해요.’ ‘지사님보다 10년 젊은 우리 아빠는 문자도 못 보내는데 사진과 동영상까지 올리시다니 존경합니다.’ ‘지사님 저는 왜 맞팔 안 해주나요?’ ‘지사님 일분에 몇 타까지 가능하세요?’ 등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지사는 “정확하게 (트위터에 글을) 써야 해서 사실 시간이 걸릴 때가 많다”며 ‘맞팔’을 해주지 못한 점을 미안해했다.

조영주 최영함장과 통화하는 김문수 지사
조영주 최영함장과 통화하는 김문수 지사

트윗토론회 도중 김 지사는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고 피랍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한 조영주 최영함장과 위성 전화를 연결해 트위터리안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 지사는 “이번에 너무 훌륭하게 잘해 주셔서 모두 좋아한다. 큰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고, 조 함장은 “경기도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다. 작년에 군이 어려웠는데 신뢰를 잃지 않고 믿어주시고 후원해주셔서 이번 성과가 있었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최영함은 경기도와 지난 2008년 11월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 도는 그동안 연말 위문금과 위문품을 다섯 차례 전달하는 등 최영함을 후원해왔다. 두 사람의 통화가 생중계되는 동안 트위터에는 “함장님 수고하셨어요” “이렇게 함장님의 목소리를 듣게 돼 영광입니다” 등 트위터리안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편 이번 캠프에선 새해소망을 비는 달집태우기, 연날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김지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