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잡기 총력전]李대통령 “주유소 묘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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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많이 내려가도 휘발유값은 찔끔 떨어져”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여러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름값의 경우 유가와 환율 간 변동관계를 면밀히 살펴 적정한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서민물가 안정 종합대책을 주제로 제78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갈 때 (휘발유 소매가가 L당) 2000원 했다면, 지금 80달러 수준이면 더 내려가야 할 텐데 지금 1800∼1900원 하니 더 싸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주유소 등의 행태가 묘하다”고 지적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의 유가 책정 방식을 살펴 인하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업계도 나름대로 계산법이 있을 것”이라며 “석유류 가격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므로 석유가격 체계를 잘 살펴보라는 것이지 인하 지침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곡물가격 인상과 관련해 “밀가루 등 곡물은 국제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급량 조절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해외 특정 국가와 공급 계약을 하는 등 안정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세금 상승과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으로 1인 가구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에 “새로운 주거 트렌드에 맞는 주택정책을 세워야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 특히 1인 가구 증대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공급이 필요하다. 소형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중동산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배럴당 2달러 이상 오른 94.23달러를 기록하며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유업계는 배럴당 95달러 돌파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12일 기준 경유와 등유의 싱가포르 국제 현물 거래가격은 각각 배럴당 110.20달러와 110.70달러를 기록했다. 경유와 등유의 국제 거래가격이 모두 배럴당 110달러를 넘은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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