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자금 수사]C&중공업 상장폐지 직전… 임병석회장 주가조작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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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행장-동생 박택춘 C&중공업사장 재직때
우리銀, C&에 2200억 집중 대출한 과정도 수사

C&중공업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 상장폐지 되기 전 C&그룹 계열사들이 미공개 경영정보를 이용해 보유지분을 대량 처분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조사하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C&중공업 소액주주 112명은 지난해 9월 회사의 상장폐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매각 관련 소문을 퍼뜨리고, 이와 관련한 공시를 내 주가를 조작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임병석 회장 등 C&그룹 관계자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해외매각설이 퍼진 2009년 1월 28일∼2월 19일 C&중공업의 주가는 440원에서 3815원까지 10배 가까이로 급등했지만 2월 23일 C&중공업의 채권자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사실이 확인되며 주가가 폭락하고 주식매매가 정지됐다. 40여 일 뒤인 4월 9일 C&중공업은 회계감사 결과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고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소액주주들은 C&그룹 계열사인 C&상선이 C&중공업 주가가 급등하던 때인 2월 중순 50만 주가량을 장내매도한 점을 들어 임 회장 등이 주식매매 시점을 잡기 위해 고의로 해외매각설을 퍼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그룹 계열사들이 2008년 9∼12월 C&중공업 주식 80만 주가량을 장내에서 판 것 역시 상장폐지를 예상하고 미리 손실을 회피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금융조세조사1부에 배당한 뒤 금감원에 사실관계 기초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우리은행이 C&그룹에 대출해준 2274억 원 대부분이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택춘 씨가 각각 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 2008년에 이뤄진 사실에 주목하고 구체적인 대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거액의 대출과정에 ‘검은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두 사람을 소환조사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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