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 ‘칼끝’ 어디로]檢 “C&비리, 한화-태광과는 비교도 안될 것”

동아일보 입력 2010-10-22 03:00수정 2010-10-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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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석 C&그룹회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첫 수사대상이 C&그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 중수부가 직접 칼을 대기에는 걸맞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한때 41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기업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영업활동을 중단해 사실상 파산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 간부는 21일 “나중에 수사결과를 보면 꽤 의미 있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의 최종 타깃이 C&그룹이나 임병석 회장의 비리에 맞춰져 있는 게 아니라 전(前) 정권 때의 C&그룹 급성장 이면에 있었던 정치권과 금융계, 고위관료들과의 커넥션을 파헤치는 데 있다는 의미다.

○ 상장폐지 회사 수사에서 비리 포착

대검 중수부는 올해 초 상장폐지 기업들을 대대적으로 내사했다. 임병석 C&그룹 회장이 C&우방, C&상선, C&중공업 등 3곳의 계열사에서 1000억 원 이상을 빼돌린 단서도 이 과정에서 파악됐다. 중수부는 상장폐지 기업들의 비리 의혹을 대부분 일선 검찰청으로 내려 보냈으나 C&그룹 비리사건만은 남겨뒀다.

C&그룹이 중수부의 직접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임 회장이 횡령한 돈 대부분을 개인적 치부에 쓰고 이 중 일부를 외국으로 유출하는 등 극단적인 도덕적 해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검찰은 임 회장이 조선·건설 경기 하락이 심화되자 경영정상화를 꾀하지 않고 되레 분식회계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려 계열사들을 고의로 상장폐지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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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이 인수한 기업들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1조7000억 원 수준이고 C&그룹 계열사들의 부도로 발생한 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 1조 원에 이르러 국가경제에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을 입힌 점 등이 김준규 검찰총장이 평소 강조해온 ‘새로운 수사패러다임’에 딱 맞아들었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C&그룹의 덩치는 작지만 현재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한화그룹이나 태광그룹 비자금 사건과는 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왜 중수부가 직접 손을 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그룹 수사는 ‘중수부 몸풀기용’?

그룹 본사 압수수색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1일 서울 중구 장교동 C&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기업 수사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이 C&그룹 사옥에서 압수물을 가지고 나오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여러 정황에 비춰 볼 때에 C&그룹 수사는 곧바로 C&그룹이 빠르게 몸집을 불렸던 전(前) 정권 시절에 ‘특혜’를 준 옛 여권 실세나 고위관료, 금융권 인사 쪽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중수부는 8월 이후 자체 내사 과정에서 C&그룹 측의 정관계 로비 정황도 상당부분 파악했으며, 21일 체포한 임 회장을 상대로 로비 부분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검찰 주변에서는 C&그룹의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 도움을 주었던 전직 고위 경제관료 A 씨와 A 씨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금융권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평소 임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호남 출신 옛 여권 유력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대대적인 사정(司正)수사를 앞둔 ‘몸 풀기’ 성격도 짙다. 다음 달 11, 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감안해 국가 이미지나 경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C&그룹을 첫 상대로 골랐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중수부는 8월 초부터 C&그룹을 포함해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대기업과 중견기업 10여 곳을 스크린하면서 수사 대상을 골라왔다. 그리고 재계 서열 20위권 이내의 한두 개 대기업을 2차 수사 대상으로 압축해놓고 마지막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그룹 수사는 중수2과가 전담하기로 해 손이 비어있는 중수1과가 조만간 또 다른 대기업 비리 또는 정치권 연루 사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동영상=국세청장,태광 세무조사 검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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