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조 1명 또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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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숨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남파된 북한 공작원이 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황 전 비서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위장 탈북한 혐의로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공작원 이동삼 씨(46)를 19일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으로부터 “황구(黃狗·누런 개)를 처단하라”는 지령을 받고 같은 해 12월 두만강을 건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 전 비서 살해 지시를 받고 위장 탈북한 혐의로 검거돼 7월 징역 10년형이 확정된 김명호 동명관 씨가 지령을 받은 시기와 일치한다.

이 씨는 탈북 후 중국 국적 취득을 시도하고 탈북자와 사귀는 등 중국에 한동안 머물다 라오스를 거쳐 올해 4월 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5월 김 씨와 동 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한국 입국을 미루다 8월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국가정보원의 탈북자 합동심문 과정에서 이건웅이라는 가명을 썼다가 고향에 대한 진술 등이 달라 의심을 받자 “노동당 35호실 공작원인데 비리를 저질러 도망쳤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황 전 비서의 암살에 성공하면 일반 탈북자의 우발적인 범행으로 위장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와 동 씨, 이 씨는 모두 정찰총국 공작원이지만 통폐합 이전의 출신은 각각 인민무력부 정찰국과 노동당 35호실로 서로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당국은 정찰총국 내부에서 공작원들의 ‘충성경쟁’을 이용해 본격적인 황 전 비서 살해계획에 나선 것으로 보고 또 다른 제3의 남파 공작원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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