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계파모임 해체”… 여행은 ‘끼리끼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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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각각 중국여행
양측 “계파해체 논의와는 무관”

한나라당 내 계파모임 해체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휴가철을 맞은 상당수 국회의원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 등 소속 계파 모임별로 해외여행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당내 대표적인 친이계 의원모임 ‘함께 내일로’는 13일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여행을 떠난다. 전체 회원 72명 중 모임 회장인 안경률 의원을 비롯해 정두언 최고위원, 최병국 안형환 의원 등 20여 명이 참여한다. 다롄과 단둥 지안 백두산 룽징 옌지 등을 차례로 방문해 항일 독립유적지와 고구려 역사유적을 둘러볼 예정이다.

친박계 의원모임인 ‘여의포럼’도 18일 중국 상하이로 3박 4일간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전체 회원 20여 명 중 포럼 간사인 유기준 의원을 포함해 서병수 최고위원, 현기환 의원 등 10여 명이 참가한다. 여기엔 모임 회원이지만 최근 박 전 대표를 비판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무성 원내대표도 동행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들은 상하이의 도시발전과 ‘중국의 부산항’으로 불리는 양산(洋山) 항 등을 시찰할 계획이다. 두 모임의 여행은 모두 각자 비용을 부담하는 사적인 여행이다.

양측은 모두 이번 여행이 계파모임 해체 논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계파모임 해체 얘기가 나오기 2, 3개월 전에 이미 일정을 잡았고, 여행의 목적도 참가자들의 공통 관심주제와 관련한 세미나”라는 설명이다.

‘함께 내일로’에 속한 안형환 의원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한인동포 실태조사, 북한 경제 관련 세미나 등을 위해 떠나는 ‘공부여행’”이라고 말했다.

여의포럼의 유기준 의원은 “우리 모임은 정치적 발언으로 계파 색을 드러낸 적이 없는 순수한 연구모임”이라며 “이번 여행에서도 양산 항 등을 둘러본 뒤 도시계획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여행 도중 계파모임 해체와 관련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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