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쉬노 부대 아프간 파병 11일… 이정기 부대장 e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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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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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도 무더위-고산증, 적응 이상무!”

탈레반 등 야간 기지공격
자다 말고 무장대피하기도

얼마전 로켓포 공격 받았지만
주둔지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순대국밥 5만원 해도 먹겠다”
뷔페식에 물린 부대원들 농담

오쉬노 부대원들이 1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 미군 바그람 기지에서 한국 지방재건팀(PRT) 개소식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 오쉬노 부대
오쉬노 부대원들이 1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 미군 바그람 기지에서 한국 지방재건팀(PRT) 개소식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 오쉬노 부대
아프가니스탄의 평화 유지와 한국 지방재건팀(PRT) 경호를 위해 138명으로 구성된 ‘오쉬노 부대’가 1일 현지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오쉬노는 현지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활동 개시 열흘이 조금 넘은 12일 오쉬노부대장 이정기 대령(사진)이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했다.

―얼마 전 한국 PRT 및 부대 주둔 예정지 공사 현장이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현재 공사 진행은 어느 정도이며 치안은 어떤 상황인가.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군 시설은 8월 말∼9월 중순, 기타 시설은 12월 중에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미군 바그람 기지 내에 임시 텐트 등을 지어 생활하고 있다. 탈레반 등 적대세력의 위협과 치안불안은 여전하다. 야간에 탈레반 등 적대세력들이 기지를 박격포와 로켓 등으로 공격하곤 해 한밤중에도 사이렌 소리와 함께 굵직한 목소리로 “인커밍, 인커밍(Incoming·포탄이 날아온다)!”으로 시작되는 미군 경고방송이 나오면 방탄조끼와 방탄모, 소총을 들고 10여 m 떨어진 좁은 벙커로 대피하기도 한다. 적대세력의 동향에 대해서는 현지 미군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며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것은 없다.”

―오쉬노 부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이곳 파르완 주 차르카르 시의 주둔지 경계와 지방재건팀 외교통상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직원 경호가 주 업무다. 2년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하는데, 부대는 6개월 단위로 교대한다. 현재 장비 사용 및 작전 훈련이 막바지에 이르러 7월 중에는 본 업무를 시작한다.”

―현지 환경이 한국과 달라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부대원들은 잘 적응하고 있나.

“한낮의 온도가 섭씨 46도에 육박해 뜨겁고 건조하다. 눈부신 햇빛으로 외부 활동을 할 때는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뜨기가 어렵다. 또 해발 1500m가 넘는 고산지대라서 기압이 낮기 때문에 초기에는 일부 부대원이 어지럼과 두통, 코피 등 고산병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모래먼지가 심해 문을 닫아도 새로 닦은 책상에 5분 만에 다시 하얗게 먼지가 쌓일 정도다. 음식은 햄버거 스테이크 과일 등이 뷔페식으로 제공되지만 일부 부대원은 ‘순대국밥을 5만 원에 판다고 해도 사 먹겠다’며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 차차 적응해 지금은 별 어려움이 없다.”

―부대원들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오전 6시에 기상해 애국가를 제창하고 점호를 실시한다. 바그람 기지 내 미군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뒤 현지 작전 투입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지뢰방호차량 등 현지에서 인수한 장비 운전교육을 받고 무전기 주파수 교란장비 장착 등을 훈련한다. 항공지원대는 UH-60 헬기를 이용해 미군 헬기와 연합으로 항공정찰도 실시한다. 일과를 마치면 저녁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뒤 오후 10시에 취침한다. 주둔지가 활주로와 가까워 비행기 이착륙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다. 일부 장병은 한두 시간 단위로 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한다.”

―부대원들은 휴식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고 독서를 하거나 맨손체조 등을 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워 우리 신문 중 중요 기사를 스크랩해 게시판에 부착해 부대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기지 중심가에 PX와 실내체육관 등 복지시설이 있지만 만일에 대비해 소총을 장비한 채 가야 한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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