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불모지에 MB맨 3인 출마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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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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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호남 단체장, 떨어뜨리면 지역민이 아쉬워할 사람 나왔으면”
‘광우병 희생양’ 정운천 영입 거론
측근그룹 김대식-정용화 나올 듯

여권에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6월 지방선거의 전북지사 후보로 영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전남지사 후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8일 “정 전 장관을 한나라당 전북지사 후보로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불명예 퇴진했지만 지금은 시시비비가 가려졌기 때문에 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출마를 유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전남지사 후보로는 김 처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계획대로라면 이미 광주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용화 대통령연설기록비서관까지 포함해 이 대통령의 측근 3인방이 호남에서 출사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그동안 지방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취약지인 호남지역에 어떤 후보를 배치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 왔다. 인재풀이 좁은 데다 당선 가능성이 낮아 선뜻 나서겠다는 인물이 많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달 참모들로부터 지방선거와 관련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호남은 당선이 안 되더라도 지역민들이 (그 사람을 떨어뜨린 걸) 아까워할 만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차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서는 낙선을 무릅쓰고 인재들을 투입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북 고창 출신인 정 전 장관은 퇴임 후 새만금 프로젝트의 주요 정책을 의결하는 새만금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농업 살리기를 주제로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물러난 뒤에도 헌신적으로 일한 장관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가끔 전화도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 제안이 오면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지금 하고 있는 강연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동서대 교수를 지냈다. 지난 대선 당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함께 이 대통령의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다. 본인의 소명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정통 ‘MB맨’으로 통한다.

정 비서관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다.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제정책연구원(GIS) 정책전문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으며 18대 총선에서 광주 서갑에 출마하기도 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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