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6개서 늘어나
더 많은 외국TV 시청 추정
집무실 근처에 연회장 3곳
‘기쁨조’ 가무공연 열려
캐나다 군사전문지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평양 집무실과 관저, 전쟁 지휘소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의 중국어 군사전문 월간지 ‘칸와디펜스리뷰(Kanwa Defense Review·KDR·중국이름 漢和防務評論)’는 1월호에서 김 위원장의 집무실 및 관저 등 생활공간, 인민무력부(국방부) 등의 위치와 특징을 위성사진과 탈북자 증언을 종합 분석해 실었다.
잡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85호 집무실은 평양의 러시아 대사관 남쪽에 있다. 하늘에서 볼 때 ‘입 구(口)자’형의 3층 건물로 집무실은 3층이다. 옥상에 적어도 11개의 위성안테나를 세운 게 관측됐다. KDR는 “1980년대에는 NHK를 포함해 6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설비가 있었다”며 “김 위원장은 현재 더 많은 외국 TV를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건물 주변에는 다양한 업무공간이 배치돼 있다. 김 위원장의 장남인 정남이 태어날 때 확장한 15호 관저가 있고 관저의 정면에는 노동당 중앙선전부가 있다. 또 ‘기쁨조’의 가무공연이 열리는 8호 연회장을 비롯해 연회장 3곳이 있다.
인민무력부는 집무실 건물에서 서북쪽 5km 지점 서평양역 부근에 있는 해발 300m가량의 야산 자락에 있다. 위에서 보면 ‘산(山)’자 모양의 건물이다. 지하로 200m를 더 파 들어가 야산의 속을 통째로 파내 지하 시설화한 것으로 보인다. KDR는 이곳이 전쟁 지휘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 이 시설은 전쟁 초기의 임시 지휘소로, 실제 지휘시설은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따로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석의 한 근거로 인민무력부 건물에는 최소 10대 이상의 헬기 격납고가 은폐돼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개전 초기 이곳으로 긴급 피란해 헬기로 이동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평양의 순안비행장이나 미림비행장에서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전용열차를 타기에는 상황이 촉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의 관저는 평양에만 모두 4개가 있다고 한다. 이 중 집무실 건물에서 동북쪽으로 약 12km 지점인 용성역 부근에 위치한 22호 관저가 특히 주목된다. 이 관저는 1982년에 세워졌다. 33만 m²(약 10만 평) 규모로 울창한 삼림에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 객차 8량의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늘 정차해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관저와 집무실, 미림비행장까지는 지하통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KDR는 인민무력부 건물과 함께 이곳을 유사시 임시 지휘시설로 추정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은 북한 전역의 전용 초대소 가운데 원산 초대소를 가장 애용한다고 전했다. 또 백두산 초대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초대소에 승마장, 사격장, 눈썰매장, 수영장, 식용 양어장 등이 호화롭게 구비돼 위성사진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헐벗은 산야에 초대소만 눈에 띄게 화려하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많은 핵시설이 중국과의 국경에서 200km 이내에 위치해 북한은 중국을 ‘핵 볼모’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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