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추앙하는 일부세력에 동조 어려워…”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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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지나치게 솔직… 괜찮은 사람”
정세균, 정치에세이 펴내

민주당 정세균 대표(사진)가 최근 자전적 정치 에세이 ‘정치 에너지: 더 진보적이고, 더 민주적이며, 더 서민적으로’를 펴냈다. 정 대표는 이 책에서 야당으로서의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며 “보통사람들의 구체적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와 관련해 “거리의 촛불을 아름답다고 추앙만 하는 지식인이나 촛불을 횃불로 만들어 정권 퇴진에 나서자는 운동가에게는 동조하기 어려웠다”며 “촛불이 마치 대의정치를 대체할 수 있는 힘인 양 주장하는 일부 진보파들을 볼 때 책임성의 결핍도 느꼈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소회와 솔직한 평가도 담았다. 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매력을 느꼈지만 일을 대하는 자세가 나와는 판이해 늘 어색하고 불편했다”면서도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릴 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올해 2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들러 (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검찰 수사로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있던 (민주)당에 서운한 내색을 하지 않더라”며 “복당해달라는 말을 건네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고 적었다.

그는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내가 만나 본 대통령은 지나치게 솔직했고 주도면밀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여야로 갈라진 채 만나지 않았다면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개인적 선호를 떠나 이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이며, 집권한 동안 나라가 편하고 번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외에도 지긋지긋한 가난과 싸워야 했던 어린 시절과 우연한 계기로 들어선 정치인의 길 등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는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짧고 강렬한 수사를 구사하는 능력이 아쉬울 때가 많고 부럽다고 느낀 적도 있다”면서 “좀 더 진중하게 말하고 싶다”고 적었다. 별다른 주장이나 과장 없이 담담한 그의 책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정세균다운 책”이라는 반응이 많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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