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위장전입 ‘부메랑’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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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4월 “농지매입 위해 위장전입 복지부 차관 경질을”
한달전 “위장전입 안한 저는 부모자격 없는지 자괴감”
이번엔 “송구스럽지만 학군배정-투기목적 아니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국민에게 대단히 송구스럽고, 남편에게도 미안합니다.”

자유선진당 대변인인 박선영 의원은 14일 남편인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며 몇 차례나 “괴롭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MBC 기자 때였던 1985년 사원아파트를 분양 받는 과정에서 위장전입한 사실이 쟁점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이 그동안 공직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야당 대변인으로서 쏟아낸 매서운 논평들이 자신을 향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자 “가장 괴로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대변인은 업(業)을 쌓는 직업”이라고 정의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4월 이봉화 당시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농지매입을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후 이 전 차관은 또 다른 문제점이 드러나 낙마했다. 지난달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 총장의 위장전입 사실이 확인됐을 때에는 “위장전입 한 번 하지 않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저는 부모 자격이 없는 것인지 자괴감마저 든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박 의원의 이 같은 과거 논평을 거론하면서 “자신의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논평할 계획이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당시엔 남편이 무주택자라도 기혼 여성은 가구주가 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몹시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며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자녀의 학군 배정이나 부동산 투기 문제를 위한 위장전입이 아니었다는 점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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