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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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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사진)가 7일 10월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주류 측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해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원외(院外) 관리형 대표’였지만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갈라진 당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비교적 무난하게 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 화합은 한나라당의 영원한 과제”라며 “당 화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완전한 화합구도를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친이-친박 갈등 구도 속에서 내내 힘든 결단을 내려야 했다. 박 전 대표는 당협위원장직을 친박 의원들에게 넘기는 등 소수파인 친박의 이해를 대변해 당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여당 대표로서 이 대통령과도 정기적으로 만나는 등 원활한 당청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을 충실히 뒷받침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특임장관직이 신설된 만큼 당정청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그는 관리형 대표로서의 한계를 드러내며 ‘무능한 여당’ 책임론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돼 정부의 중점 추진 정책들이 차질을 빚게 되자 홍준표 당시 원내대표와 함께 주류 측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올해 4월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에는 퇴진론에 시달리며 ‘식물 대표’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의원들이 잘 도와줘서 한 번도 원외 대표의 한계를 느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내리 5선을 지낸 경남 남해-하동에서 경남 양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큰 양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큰 정치인이 가야 하지 않나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 공천과 관련해 “공천 가능성이 없다면 대표직을 던졌겠느냐. 공천을 확신한다”며 “양산에 모든 걸 바치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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