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반대… 4대강사업은 찬성, 대통령과 경제철학 큰 차이 없다”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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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鄭 총리 내정자 문답
대권도전 생각 조금도 없어

3일 오후 1시 서울대 경제학부 ‘경제학연습2’ 강의가 열린 멀티미디어 강의동 202호 강의실.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는 이곳에서 마지막 수업을 했다. 정 내정자가 “오늘은 강의하러 온 게 아니라 사과하러 왔다. 내가 정부에 가서 총리로 일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이 수업은 아마 폐강될 것 같아. 그치?”라고 말하자 곳곳에서 “아∼”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정 내정자는 총리 내정과 관련한 학생들의 잇따른 질문에 자신과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관에 많은 공통점이 있었고 자란 환경까지 비슷해 총리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정치가 아니라 행정”이라고 답했다. 한 시간가량 수업이 끝난 뒤 오후 3시경 정 내정자는 기자들과 만나 “각계각층의 지혜와 경륜을 모아 사회통합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총리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과거에 현 정부 정책을 많이 비판했는데 정책기조와 소견이 배치되는 것 아닌가.

“구체적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로서 이런저런 비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최근 만나 말씀을 나눠 보니 대통령과 저의 경제철학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본적으로 경쟁을 중시하고 촉진하되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을 따뜻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같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 의견을 많이 냈는데 어떤 견해인가.

“대운하에는 분명히 반대했다. 환경문제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경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우선순위에서 앞서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운하가 아닌) 4대강 사업은 우선 수질 개선이란 점 때문에 쉽게 반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4대강 사업이 청계천 프로젝트처럼 됐으면 좋겠다. 더 친환경적이고 동시에 4대강 주변에 쾌적한 중소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총리직 이후 대권 도전할 계획 있나.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다. 우선 대통령을 보필해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사회 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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