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특사로 24일부터 유럽방문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가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특사로 파견된다. 청와대는 10일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24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헝가리와 덴마크,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수교 20주년인 헝가리와 수교 50주년을 맞는 덴마크를 방문해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라슬로 쇼욤 헝가리 대통령,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등 양국 국가원수와 고위 관계자를 예방할 계획이다. 또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를 방문해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 고위 인사를 면담하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체결을 위한 EU 측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갈 계획이다. 안경률 유정복 김성태 김태원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과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이 동행한다.

이 대통령은 1월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했을 때 특사 파견을 처음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1월에 이어 2월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초청 오찬 때도 박 전 대표에게 ‘EU에 한 번 다녀오셔야겠다’고 제안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한-EU FTA를 외교 부문의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고 이에 걸맞은 특사를 파견하기 위해 박 전 대표에게 직접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사 파견을 계기로 그동안 막혀 있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대화 채널이 복원될지, 또 친박(친박근혜)계 입각 등 현안들을 풀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청와대가 여러 경로를 통해 박 전 대표 측에 화합을 위한 제안들을 해왔는데 이번 특사 건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양측이 화합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외교적 문제는 초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국익을 위해 특사 제안을 수락한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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