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李대통령 비방 보도 급감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지난달 275건… 6월의 60% 수준

북한 매체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방한 보도가 7월 들어 급감해 북측의 대남 태도 변화 징후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정부에 따르면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을 기준으로 한 북한 매체들의 이 대통령 실명 비방 보도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이 대북 제재를 강화한 6월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7월에는 전달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비방 보도 횟수는 1월 293건, 3월 335건, 6월 454건으로 늘었다가 7월 275건으로 줄었다. 정부 당국자는 “비방의 횟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비방을 하는 기관의 급도 낮아졌으며 내용도 순화됐다”면서 “정부는 남북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 북한에 이 대통령 비방을 자제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일자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에서 이 대통령을 실명 비방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이 대통령 비방 보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8월 중순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졌다가 다시 공개행사에 등장한 10월 이후 크게 늘어났다. 북한은 지난해 4∼12월에 총 2146건(하루 평균 8건), 올해는 7월 말까지 2144건(평균 10건)의 비방 보도를 내보냈다.

북한의 이 대통령 비방 보도 감소는 북한이 억류된 개성공단 근로자 A 씨를 15일 광복절 전후로 석방하고 남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방식으로 화답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6월 13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을 시인한 이후 대남 및 대미 공세를 자제해 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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