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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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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은 27일 국제사회의 북핵 6자회담 재개 요구를 거듭 거부하면서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화방식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6자회담은 구성의 복잡성 때문에 자주권 존중과 평등의 원칙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회담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가 24일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양자대화 의사를 나타낸 데 이은 것으로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보상을 얻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전통적 우방인 중국에 대해서도 ‘6자회담의 참가국들’이라고 통칭하며 ‘미제와 그 추종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주 태국 푸껫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귀국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NBC방송에 출연해 “ARF 회의에서 북한 대표는 과거 수십 년 전 북한이 잘못한 일까지 미국에 뒤집어씌우며 공격을 했지만 나를 포함한 각국의 모든 대표는 그 비난을 듣고 있었을 뿐 바라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북한을 제외한 ARF 참가국들의 냉담한 반응을 일컬어 “나는 ‘보디 랭귀지(말은 하지 않지만 분위기로 파악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냉소적인 대응)’에 깜짝 놀랐다”며 “이제 북한은 친구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까지 북한에 등을 돌렸다며 북한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립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복귀하길 여전히 희망하지만 협상에 복귀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며 그런 시대도 지났다”면서 “반쪽 조치에는 보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따른 국가이행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북한의 개인과 기업, 기관에 대한 추가 금융제재에 들어간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