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과 베를린서 하룻밤?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독일 베를린의 북한대사관 건물을 개조해 만든 호스텔과 바로 옆에 위치한 북한대사관 정문. 대사관 정문 옆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북한대사관 건물을 개조해 만든 호스텔과 바로 옆에 위치한 북한대사관 정문. 대사관 정문 옆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北대사관 1개棟호스텔로 개조

배낭여행객 숙박명소로 떠올라

독일 베를린의 북한대사관을 개조한 호스텔이 세계 배낭여행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시티호스텔베를린’은 지난해 4월 세계 언론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북한 당국이 베를린 대사관 건물 2개동 중 하나를 호스텔로 개조해 영업에 나섰다’고 보도하며 유명해졌다. 북한대사관 측은 당시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호스텔은 지난해 7월부터 1년째 영업 중이다. 바로 옆의 나머지 1개동에는 인공기를 내건 북한대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

2개층에 객실 100여 개를 갖춘 이 호스텔은 파스텔톤으로 꾸며져 북한대사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객실마다 화장실이 구비돼 있으며 가격은 싱글룸 42유로(약 7만6440원), 트윈룸 48유로, 4인용 객실 17유로(1인당)이다.

시티호스텔베를린의 직원은 14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호스텔이 북한대사관을 개조해 만든 것은 맞지만 운영은 북한대사관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여행정보사이트 ‘모몬도’는 ‘김정일 옆에서 잠들기’라는 제목의 호스텔 안내 글에서 “북한대사관과 붙어 있으며 (북한과 관련된) 역사를 지닌 건물이라는 점은 많은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글은 또 “북한이 재정난을 극복하려고 대사관을 호스텔에 임대해서 벌어들인 돈이 (식량난 등) 자국의 끔찍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쓰이면 좋겠다”며 “그러나 자칫 모든 수익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중으로 들어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여행 관련 사이트에는 이 호스텔에 투숙한 여행객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유럽여행동호회 ‘유랑’의 한 회원은 “북한대사관이 바로 옆에 있어 분단의 아픔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고 적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