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총동원령… 입법전쟁 모처럼 한목소리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의원 출석 체크… 잠자는 법안 모두 심의”

한나라당이 1일 소속 의원들에게 ‘6월국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민주당 불참으로 사실상 한나라당 단독으로 운영되고 있는 6월국회에서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보여준 지리멸렬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강한 한나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간 계파를 뛰어넘어 6월 법안 전쟁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나라당 원내행정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상임위원회별로 당 소속의원들의 출석 여부와 상임위별 법안처리 현황을 파악해 매일 ‘국회상황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만들어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보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참석의원 명단 △안건처리 현황 △활동 특이 상황 등이 적혀 있다. 원내지도부가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내용을 파악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의원들의 상임위 출석통계를 만들어 19대 총선 공천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당 사무처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1일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얼마나 성실하게 상임위 활동을 하느냐는 공천의 중요 참고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을 다잡는 것은 임시국회 개회가 예정보다 20일 이상 늦춰지면서 의원들이 휴가나 외유로 국회를 비울 수 있는 현실적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 당직자는 “출석을 독려하지 않으면 회기 후반으로 갈수록 의원의 출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의 소집요구서를 매일 제출하고 있다. 야당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하더라도 국회 주변에서 대기하며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는 때에 맞춰 여당 간사가 사회권을 넘겨받아 법안을 상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 국회 창고에서 잠자는 법안을 모조리 꺼내 심의를 시작해 달라”며 “모든 법안을 상정하고 처리를 시작해 ‘일 안 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벗자”고 촉구했다. 그는 또 “통과시킬 수 있는 법안은 수십 건, 수백 건 모두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관계법과 비정규직보호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확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친이 주류와 불편한 관계인 친박 진영에서도 법안 처리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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