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근 김정운” 日TV아사히 오보 소동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일본 TV아사히가 1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운 씨 사진이라며 보도한 화면(왼쪽).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인터넷 무속인 카페 운영자 배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올린 사진 원본.
일본 TV아사히가 1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운 씨 사진이라며 보도한 화면(왼쪽).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인터넷 무속인 카페 운영자 배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올린 사진 원본.
국내누리꾼 ‘장난 사진’을 공개
사진속 인물은 40대 카페운영자

일본 민영방송 TV아사히가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운(26)의 최근 사진을 특종이라며 공개했으나 확인 결과 국내 포털사이트에 한 누리꾼이 장난삼아 띄운 다른 사람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TV아사히는 이날 정오 뉴스를 통해 김정운의 최신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은 흰색 티셔츠 차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남성으로, 짧은 곱슬머리와 둥근 얼굴 등 김정일 위원장의 젊은 시절의 모습과 상당히 닮았다. 방송은 “북한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입수했다”며 “북한 전문가들에게 보여주며 확인한 결과 김정운과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따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TV아사히는 방송 중 ‘김정운 씨 최근 사진 본사 독점 입수’ ‘세계적인 스쿠프(특종)’ ‘비교적 최근 외국에서 찍은 듯’이라는 자막도 함께 내보냈다. TV아사히가 이날 공개한 ‘김정운 사진’은 별다른 의심 없이 인터넷을 타고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TV아사히가 김정운 사진이라고 밝힌 주인공은 국내에서 무속인 카페를 운영하는 배 모씨(40·건설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여름 서천농장에 놀러가서 찍은 내 사진”이라며 “우리 카페 회원들이 김정일과 비슷하다면서 올 2월에 카페 게시판에 김정일 사진과 비교해 올려놓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그의 카페에는 TV아사히가 보도한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 올라있다. 배 씨는 “TV아사히와는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는 데 어떻게 일본 방송에까지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TV아사히 측은 사진의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한국의 여러 언론사들로부터 한국에 있는 다른 사람의 사진과 같다는 지적이 있어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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