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與내홍에 “국회 빨리 열자” 역공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특별당비 관련 李대통령 고발

민주당이 극심한 내홍(內訌)에 휩싸인 한나라당을 보며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6월 임시국회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민주당은 5일 “6월 국회를 다음 주부터 열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의 내분 양상을 볼 때 한나라당 측이 제안한 ‘8일 개회’는 어려워진 만큼 6월 국회 개회가 늦어지면 그 책임을 한나라당에 지우겠다는 계산에서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임시국회에 참여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반면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는 6월 국회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개회를 위한 아무런 준비나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국회 개회를 위해 내건 요구사항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요구사항에 답을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원회부터 먼저 열자’는 한나라당 제안도 “말이 안 된다”며 일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의원 워크숍에서 일부 의원이 “6월 국회는 안 해도 된다”는 강경론을 편 것이 자칫 ‘노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 편승한다’는 비난을 사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에는 요구사항 수용을 압박하면서도 민주당이 국회를 등지려 한다는 비난은 피해보겠다는 것이다. 송영길 최고위원이 “170석의 한나라당이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위치에 있지 않으니 여야가 함께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 대통령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2007년 대통령선거 전 이 대통령이 낸 특별당비 30억 원을 천 회장이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익 수수, 천 회장은 이익 제공으로 공범관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허무맹랑한 흑색선전 유포도 모자라 ‘묻지 마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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