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委 “고인 뜻 받들어 하나로 화합해야”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유족들 “국민께 거듭 머리숙여 감사”

■ 盧 전대통령 유골 안치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 그의 유골함이 임시 안치된 봉화산 정토원에는 주말인 지난달 30, 31일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30일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를 위로했다.

영결식 후에도 조문 행렬 이어져

국민장 영결식이 치러진 뒤 첫 휴일인 31일 봉하마을 분향소와 정토원의 수광전(壽光殿)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와 봉화산 정상 사자바위는 경찰이 출입을 통제했지만 입구에는 담배 여러 개비와 흰 국화가 수북이 놓여 있었다.

권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딸 정연 씨 등 유족들은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31일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의 취재진용 임시사이트를 통해 “경건하고 엄숙하게 국민장을 치를 수 있게 마음을 모아 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경수 비서관은 “일부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비석이나 추모사업을 위한 자발적 모금운동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정중하게 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의견 차이가 있어 장지와 비석 문제는 유족과 참여정부 측근들이 논의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생을 잃은 뒤) 심한 두통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지만 집행유예나 사면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30일 공동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 명의로 낸 ‘국민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을 통해 “고인께서는 평생을 민주화와 국가 발전에 헌신했다”며 “이제 남겨진 우리는 고인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하나로 화합하고 국가 발전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의위는 이어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조의와 협조에 유가족과 정부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거 경위 수사는 곧 종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경위를 수사 중인 경남지방경찰청은 2일 오전 노 전 대통령 사저와 투신 추정 장소인 부엉이바위, 봉화산 일원에서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현장검증은 노 전 대통령이 산행에 나섰던 지난달 23일 오전 5시 47분 무렵의 상황부터 재연하게 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가 배석한 가운데 암벽등반 전문가의 협조를 얻어 추락 지점에서 부엉이바위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며 투신 및 충돌 지점을 조사한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을 동행했던 이병춘 경호관(45)을 상대로 동선과 시각, 거리 등을 실측하고 그동안의 진술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 이 경호관과 같은 근무조였던 3명의 경호관을 포함해 사저 경호 총괄책임자를 30, 31일 김해서부경찰서에서 조사했다. 또 이 경호관도 다시 불러 이들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는지 대조했다. 경찰은 권 여사 등 유족에 대해서는 유족 측 변호사를 통해 서면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이 경호관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처벌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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