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장관의 노란 넥타이

  • 입력 2009년 5월 27일 19시 15분


"다시 눈을 뜨고 넥타이를 고른다. 옷장 한 켠에 오래 갇혀 있었던 노랑 넥타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자신의 팬클럽 '시민광장'에 올린 글 '넥타이를 고르며'에서 29일 영결식에 노란 넥타이를 고른다고 적었다. 이 글이 뜬 뒤 인터넷에서는 "노란색 넥타이 혹은 노란 풍선을 들고 29일 모이자"고 촉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 검은 색이 지배하는 영결식장에 실제 축제를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와 풍선 등이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이 글에서 관 주도로 열리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죄 없는 죽음을 공모한 자들이 조문을 명분삼아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쓰고 앉아 지켜보는 영결식"이라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검은 넥타이)을 매고서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였던 사람, 스스로 만든 운명을 짊어지고 떠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래도 나는 거기 가야만 한다. 내 마음 속의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작별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넥타이를 고르며 눈을 감고 꿈을 꾼다. 5월29일 서울시청 앞 노제에서 노란 풍선 백만 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유 전 장관은 "다시 눈을 뜨고 넥타이를 고른다. 옷장 한 켠에 오래 갇혀 있었던 노랑 넥타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는 와중에 "내게는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을 가슴에 묻는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는 글을 남겨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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